5.18광주를 두 번 죽이는 국민참여당. 정치

5.18광주를 두 번 죽이는 국민참여당.

5.18광주는 많은 이들에게 특별하듯이 나에게도 아주 특별하다. 내가 국가와 사회,그리고 세계를 보는 관점을 송두리째 바꾸게 만든 시간이고,장소이고,역사이다.

나는 대학생때 5.18광주학살의 진상과 참상을 알게 됨으로써 세상에 "절대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절대악"이라는 것이 나와 동시대에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는 그런 "인간"들에 의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인지하였다. 그리고 그 절대악에 짓밟히고 난자당하며 죽어가는 평범한 인간들,평범한 "선"들의 처절함이란...

덕분에 보름동안 밤잠을 설쳤던 것 같다. 피와 살점,내장들이 난무하는 스플래터 좀비고어영화의 광팬인 내가 잠을 설쳤던 이유는 단순히 그 피와 살들이 난무하는 5.18광주의 자료사진들때문이 아닌 영화나 소설속이 아닌 내가 사는 대한민국에 여전히 존재하며 권력을 쥐고 흔들며 지배하고 있는 그 "절대악"세력의 악함과 힘에 대한 몸서리쳐짐과 분노때문이었으리라.

그 일 이후로 나는 "정신적호남인"이 되었다. 그 때까지 호남사람이랑은 변변한 교류도 없었던, "호남인"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머리속 이미지는 여러 영화에 나오는 건달들의 나지막한 사투리가 다였던 나는 정치적으로, 계급적으로 완전한 '호남인'이 되었고, 이는 채 몇 달 후로 다가온 97년 대선에서 김대중의 당선을 위해 여러 모로 노력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당시에 강준만과 유시민의 논쟁도 주의깊게 읽어보았다. "97년 대선 게임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유시민은, 김대중이 후보로 나서면 절대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니, 제3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든 것이 당시 서울시장으로 복무하던 조순씨였다.

당시에 나는 그런 유시민의 주장을 읽으면서 얕은 단계의 현실적판단에는 강할지 몰라도 깊은 단계의 역사적통찰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단순히 대선승리를 위해서라면 유시민의 말이 옳았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김대중을 열렬히 지지하는 반한나라당성향의 유권자들은 조순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후보를 열렬히 지지할 것이고, 또 조순후보는 한나라당을 반대하지만 김대중에 대해 심정적 반감(주로 영남유권자들)이 있는 유권자들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테니까말이다. 얕은 단계의 현실적판단에 있어서는 당시 유시민이 옳았을지도 모른다.(옳았다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모두들 알다시피 97년에 김대중후보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김대중"으로 하는 "정권교체"라야만 의미가 있다! 노무현대통령은 후일 이렇게 말했다.

 

"김대중대통령은 세계에 자랑할만한 지도자입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독재와 싸우다 구속되고 사형선고까지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 노선을 계속 유지하며 투쟁해온 사람은, 보통의 경우 국민의 힘에 의해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면 무투표 당선될 만한 수준의 지도자가 됩니다. 그러면서 건국의 아버지와 같은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은 민주세력이 분열되어 있었던 데다가 워낙 빨갱이로 덧칠을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김대중 대통령은 해외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국보급 대접을 받을 만한 지도자입니다.경력만 봐도 그렇습니다." (성공과 좌절, 김대중과 김영삼)

 

김대중이 가지고있는 반독재민주화투쟁의 정통성, 그리고 수십년동안 갈고 닦은 대한민국을 위한 그의 정책과 비전, 전세계에서 위대한 민주주의지도자로 인정받는 그의 세계적명망, 그야말로 김대중은 대한민국 건국이래 나타난 최고의 인물인데, 이런 인물을 인위적으로 배제하고 달성하는 정권교체의 의미는 절반 이상 퇴색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어야만 5월 광주에서 학살당한 원혼, 그리고 수십년간 영남패권주의독재세력에 의해 차별받은 호남인들의 한(恨)이 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김대중정부가 들어서고, 99년 옷로비스캔들과 2000년 총선에서 집권당 새천년민주당이 패배하는 것을 거치며 김대중정부는 서서히 정치적기반이 약화되고 있었다. 이 때 노무현과 유시민의 입장 또한 명확하게 달라진다.

노무현은 오히려 김대중정부가 힘이 약화되어 민주당안의 정동영과 재야세력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정풍운동"을 벌이며 동교동계의 2선퇴진과 김대중의 총재직사퇴, 권노갑의 정계은퇴등을  요구할때 그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외부에는 국민의 정부와 김대중대통령을 옹호하고 다녔다. 그에 반해 유시민은 이미 동아일보칼럼을 통해 신은 너무 멀리 있고,황제는 너무 높이 있다라는 러시아속담을 인용하며 청와대로 보내는 "개혁통신"을 중단했다.

 

"대통령님.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십시오. 대통령님의 독선을 지적하는 지식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저 개인은 앞으로 대통령님을 비판하지 않을 것입니다. 희망과 애정을 잃으면 비판할 의욕도 잃게 됩니다.
저는 대통령님에 대한 기대를 이제 온전히 접었습니다. 2년이면 실망하기에 충분히 긴 세월이었습니다. 미움보다 더 아픈 것이 냉소와 무관심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통령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
1999년 12월 6일, 유시민(시사평론가)

 

유시민 그가 직접 말하듯이, 노무현과 유시민은 이미 아주 많이 다른 사람이었다. 그것은 지역주의를 바라보는 관점, 김대중대통령을 바라보는 관점, 민주당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가장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글을 쓸 기회가 있을 것이다.

국민참여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모조리 싸잡아 "지역주의정당"으로 폄하하고 매도하면서 창당한 정당이다. 그런데 이런 진단과 정의는 근본부터 글러먹은 아주 싸구려 역사관이고 선과 악,정의와 불의를 혼동시키는 곡학아세이다. 왜냐하면 영남의 지역주의와 호남의 지역주의는 그 성격과 본질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영남의 지역주의가 패권적이고 가학적이라면, 호남의 지역주의는 저항적이고 피학적이다. 미국에서 흑-백 인종차별이 있었다. 백인들은 흑인들을 노예로 부렸고, 노예에서 흑인들이 해방된 이후에도 각종 사회적, 제도적 특혜를 통해 여전히 흑인들을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인종차별을 얘기할때 백인의 인종주의와 흑인의 인종주의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판하는 자들은 그 자체로서 흑-백 인종차별에 기여하고 복무하는 것이다.


국민참여당의 영호남 지역주의비판도 그렇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백히 나뉘어져 있는 문제를 싸잡아 욕하면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누가 지역주의로 인해 수혜를 입고 누가 지역주의로 인해 피해를 입는지에 대한 옳고 그름, 선과 악의 문제를 희석시켜 버린다.


단언하건데, 김대중과 민주당은 지역주의의 피해자였지 수혜자가 아니었다. 김대중과 민주당을 호남에 가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영남패권주의독재세력이었다. 호남보다 많은 영남의 인구수와 선거구제도를 악용하여 그들을 호남의 틀안에 가둔 것이다. 그 전략의 정점이 바로 김영삼의 3당합당을 통한 호남고립구도창출이었고 노무현은 김영삼이 만든 이 악의 구도에 20여년간 맞서 투쟁하다가 순교한 것이다.


김대중대통령당선이후의 호남과 광주의 정치적선택을 보자. 광주는 2002년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영남출신 노무현을 1위로 선택함으로써 전국을 "노풍"으로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어 벌어진 2002년 대선에서는 영남출신 노무현을 김대중과 거의 다름없는 95% 지지로 화끈하게 밀어줬다.


이어 벌어진 2004년 탄핵총선에서는 어떠했던가?광주는 탄핵세력 잔류민주당이 자신들의 성지에 발을 붙이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광주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한 것이다. 광주를 제외한 다른 호남에서도 그렇다. "호남을 대표한다"자부했던 탄핵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존재하지 않는 열린우리당과의 1대1 구도에서도 호남에서 단 10석도 얻지못하는 대참패를 당한 것이다. 추미애의 3보1배로 소용없었다.

언제나 지역주의투표가 아닌 역사의 진보편에 서온 광주와 호남의 선택은 최근의 4.27재보선에서 화룡정점을 찍었다. 순천에서 민노당의 김선동후보보다 여러 모로 인물경쟁력과 지역친화력이 높은 민주당출신의 여러 무소속후보들을 내치고 야권단일후보 김선동후보를 2위후보와 절반 가까이 차이나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시켜 준 것이다. 비록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은 민주당의 순천무공천을 "별 의미없는 일"이라고 애써 깎아내리고 폄하했지만 말이다.


유시민과 국참당이 "지역주의정당"이라 폄하하는 민주당은 어떠한가? 호남출신 정세균과 정동영을 제치고 수도권출신 손학규를 당대표로 선출했다. 그리고 그 손학규는 패배가능성이 훨씬 높은 분당을에 필사즉생의 각오로 출마하여 결국 당선되었다. 얼마전에 있었던 원내대표경선에서는 호남출신의 두 후보 강봉균과 유선호를 제치고 역시 수도권출신 김진표가 당선되었다.


그에 반해 정작 민주당을 호남지역주의세력으로 몰아붙인 국참당은 수십년동안 영남에서 독립운동하듯이 독재정권과 한나라당에 맞서 싸운 소위 "영남민주개혁세력"에게도 외면받는 정당이다.

노무현과 20년을 함께 한 동지 김정길은 2010년 선거에서 부산에 민주당간판으로 출마하여 45%를 얻는 기염을 토했고, TK지역 민주개혁세력의 대부격인 이강철은 민주당에서 손학규를 돕고 있다. 문재인과 김두관은 무소속으로 남아있으면서 참여당에 합류하지 않았다. 국참당에 대체 유시민말고 영남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을 가지고있는 인사가 대체 누가 있는가? 그 유시민조차도 영남에 출마한 것은 2008년 총선 단 한번 뿐이다. 물론 대구에서 패배한지 1년도 채 안되어 주민등록지를 대구에서 다시 경기도로 옮기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에서 출마하여 영남민주개혁세력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었지만말이다.


때리는 시누이보다 말리는 시어미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유시민과 국참당의 행태는 수십년간 학살당하고,차별당하고,멸시받아온 광주와 호남을 두 번 죽이고 있다. 광주와 호남은 그동안 오로지 민주와 진보를 위한 선택만을 지속해왔는데, 광주와 호남의 피와 눈물에 젖은 95%몰표가 없었다면 민주와 진보는 숨통조차 트지 못했을텐데, 그런 광주와 호남의 피와 눈물을 유시민과 국참당은 영남의 지역패권주의와 한나라당이라는 절대악세력과 묶어 "지역주의정당 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하고 있다.


유시민과 국참당이 5.18 광주영령들에게 일말의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느낀다면, 더 늦기전에 야권의 통합을 위해 조건없이 백의종군을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야 할 것이다. 부산사람으로 "호남당"간판으로 수없이 영남의 패권주의에 맞서 산화해간 노무현에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이 있다면, 5.23 전에 야권통합을 위한 백의종군을 선언해야 할 것이다.


그 정도의 염치가 없는 이들이라면, 최소한 그 당에서 노무현의 이름과 노무현의 색깔만은 빼주는 것이, 노무현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이자 예의일 것이다. 더 이상 노무현을 참칭하며 노무현정신을 짓밟고 욕먹이는 패륜질은 그만하고 말이다. 지금 당신들이 누리고 있는 아주 알량한 기득권 그것이 노무현이 수십년간 흘려온 피때문에 누리고 있는 호사라는 것을 자각한다면 말이다.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49952&table=seoprise_13


덧글

  • 정욱준 2011/05/18 12:09 # 삭제 답글

    그냥 유시민 싫으면 싫다고 하세요 ...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언제 영남패권주의 주창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은건.. 아무리 뭐라해도 유시민 15%는 공구리라는겁니다.. 유시민 약점이 호불호.. 비토세력이 많다는 건데.. 불호도 많지만.. 절대 충성세력도 엄청나죠.. 너무 몰아세우지 마셔야 될겁니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물어요.. 유시민이 쥐인지도 모르겠구요
    어차피 민주당으로서는 유시민 표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가망없어요.. 3분지 2도 아니고 전부에요 전부.
  • 콜트레인 2011/05/18 13:08 #

    유시민은 저서는 안될곳에서 졌죠. 좀비 김태호를 당선시켜주기까지 하면서요.

    손학규는 한나라당이 영남일색이라는 것때문에 왔죠. 거기선 영남만 뽑아주니까.(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리고 나름 민주당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유시민은 노무현전대통령이 분명히 당 따로 만들지 마라고 했는데 기여이 만들어서 민주당 공격만 하고 한나라당한테는 암말도 못하고 있죠. 이건 머 트로이목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 정욱준 2011/05/18 14:50 # 삭제

    야권 연대 하나만 해놓고.. 제대로 된 지원도 없이 참여당이라고 표를 안준 민주당 지지자 1700명 때문에 진게 그렇게 죽을죄라고 떠드시는군요

    국참당 국참당 하지 마십시오.. 국참당이란 당은 없습니다 국민참여당입니다.
    유시민 죽이기를 하는데 민주당 공격 안하고 베깁니까? 유시민도 정치인입니다.. 목을 내놓고 기다리라 이거군요..
    여하간 민주당 지지자들 인식 잘 알았습니다. 신낼수 있을때 열심히 신내세요..
  • 콜트레인 2011/05/18 15:42 #

    님도 민주당 호남 역선택론이세여. 그거 깨진지가 언제인데. 최철국당시 받은 표를 계산해보세요. 이봉수보다 더 적게 받았어요.
  • 정욱준 2011/05/18 12:12 # 삭제 답글

    그 잘난 손학규.. 도로 지지율 내려왔더군요..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색깔없는 인사로 정권만 잡으면 다인게.. 민주당인걸 아는 분들이 늘어난거지요.. 백의 종군이 어쩌고.. 웃기지도 않습니다..
  • 콜트레인 2011/05/18 13:08 #

    손학규는 10~14프로 대 여론조사를 보이고

    유시민은 3~9프로 대 여론조사를 보이져

    지지율 자체에서 이미 한단계 급수차이를 보이고 있죠
  • 콜트레인 2011/05/18 15:41 #

    <헤럴드 트렌드워치>與 위기에 박근혜 쏠림 가속…강해진 ‘순혈주의’

    박前대표 39.9% 부동의 1위
    손학규 대표도 19.7% 약진
    지지층 결집·동반상승 효과



    조사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39.9% 지지율을 얻어 여야 대권후보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손 대표는 19.7%를 기록하면서 대약진했다. 박근혜-손학규의 양자대결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시민 대박은 무슨 대박?

    이젠 김문수에게도 발리고 잉여로 전락하는 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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