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낙하산 실태-‘CEO·감사’ 영남 11명…수도권·호남·충청·강원 1명씩 지역주의

‘CEO·감사’ 영남 11명…수도권·호남·충청·강원 1명씩
금융공기업 낙하산 실태
“공기업 개혁한다더니 결국 자리 챙기기”
지연·학연 엉켜 한다리 건너면 ‘형님-동생’
한겨레 정남기 기자기자블로그
» 금감원·증권선물거래소 신임 임원 현황
금융감독원과 금융 공기업 인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나타난 금융권 인사는 영남 출신들의 독무대였다. 최소한의 안배와 균형도 갖추지 않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공기업 개혁한다더니 결국 자리 챙기기를 위한 수순이었나”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 능력보다 출신 지역이 우선 금융감독원 인사에서부터 ‘영남 발탁, 호남 배제’ 원칙이 철저하게 관철됐다. 부원장보 내부 승진 인사 때 5명의 후보가 올라갔으나 호남 출신 두 명만 빼고 세 명이 선임됐다. 금감원은 박광철 부원장 사임에 따라 결원이 생기자 최근에야 호남 출신 박찬수 자본시장조사1국장을 부원장보로 선임했다.

금융 공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영남 출신 내정자를 사전에 정해놓고 이를 관철시켰다. 원하지 않는 사람이 추천되면 재공모 지시가 내려갔다. 그러다 보니 호남과 충청 등 다른 지역 출신들은 찾아볼 수가 없는 형편이다. 새로 선임된 최고경영자 9명 가운데 신용보증기금·주택금융공사·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한국투자공사·증권예탁원·코스콤 등 7곳이 영남 출신으로 채워졌다. 신임 감사 역시 6명 중 4명이 영남 출신이었다.

정부가 금융산업 경쟁력강화한다는 명분으로 금산분리 완화와 각종 규제 철폐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사령관 인선은 지역색에 가로막혀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세계적으로 금융 불안정성이 커지는 등 어느 때보다 금융산업의 위험 관리에 신경써야 할 때”라며 “특정 지역 출신 인사들의 나눠먹기식 인사로 선임된 금융 공기업 수장들이 제구실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지연·학연 뒤얽힌 인사 실제로 새로 선임된 영남 출신 인사들은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기보다는 권력 핵심과 지연·학연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전광우 위원장, 김종창 금감원장과 동향인 경북 예천 출신이다. 이장영 금감원 부원장은 여권의 실력자인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경북고 후배며, 이승문 산업은행 감사와 함께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과 동향인 경북 칠곡 출신이다. 주택금융공사 사장 재공모 파문의 장본인인 이수화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내정자는 김명식 청와대 인사비서관과 경북고, 영남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이장영·이수화씨는 유재한 한나라당 정책실장과 경북고 동기이기도 하다. 한다리만 건너면 모두 ‘형님-아우’로 부를 만한 사이여서 공기업인지 ‘친목 모임’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 밖에도 철도공사 금융부장을 하다가 파격적으로 발탁된 정연길 서울보증보험 감사는 이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다. 기업은행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김준호 감사(경북 구미)는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부산고 동기다. 개인 파산 선고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임한 정연태 코스콤 사장(경북 울진)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도한 상록포럼의 사무총장이었다.

■ 티케이 15년 한풀이 하나? 지역 편중 인사는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청와대는 애초 비서관과 행정관을 뽑을 때부터 철저하게 영남 출신을 요소마다 배치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공무원 파견을 받을 때도 티케이 출신들을 찍어서 데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인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 장차관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인사에 관해서는 나에게 묻지 말라”고 말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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